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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이준석이 말한 엄석대는 누구일까?카테고리 없음 2023. 3. 8. 11:00728x90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둔 날 이준석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자당 내의 문제를 비판하는 가운데, 이문열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보여주며 엄석대를 비유로 윤석열대통령을 비판한 것으로 보이는 말을 해서 다시 한번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오래전 읽어봤던 소설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읽어보지 못한 분들과 경험을 공유하겠습니다.
저자소개
이 소설의 저자는 보수인사로 알려진 이문열 작가입니다. 이문열 작가는 1948년 경북 영양 출신으로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서 수학했고. 1979년 신춘문예 '새하곡'의 당선으로 등단한 작가입니다. 저는 '사람의 아들'을 읽고 한 때 그의 사회의식에 매료되기도 했습니다. 이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영화로도 제작되며 대중에게 알려졌고 그 이후 '삼국지'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줄거리
이 소설은 잘 나가던 공무원아버지의 좌천으로 시골로 이사온 국민학교(초등학교를 예전에는 국민학교라고 했습니다.) 5학년인 '병태'의 시점으로 학교생활을 그립니다. 유복한 서울생활을 하던 병태에게는 시골 국민학교의 모습이 낯설고 적응하기 어려웠고, 반 교우들에게도 서울에서 온 샌님 같은 아이가 이상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엄석대'
엄석대는 전학온 학급의 반장으로 나옵니다.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나이가 많은 유급생으로 학교에서는 전교 1등을 하는 모범생에 학급을 잘 관리해서 담임선생이 전적으로 학급관리를 의지하는 학생입니다. 석대는 선생님의 지지를 바탕으로 적당한 폭력, 회유를 섞어가며 사실상의 왕노릇을 합니다. 병태는 이해하지 못하고 반항을 해보지만, 공부에서도 이기지 못하고, 다른 아이들의 왕따를 당하게 됩니다. 엄석대도 처음 겪는 반항이었고 이를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굴복시키게 됩니다. 결국 예전에는 정말 귀했던 '샤프'를 바치며 굴복하게 됩니다. 이후에 병태는 엄석대의 비호아래 서열 2위로 등극하게 되어서 당번, 셔틀등을 면제받는 혜택(?)을 누리게 됩니다.
'엄석대'의 비리
엄석대는 전교1등이었지만, 사실은 반의 모범생들이 시험지의 이름을 엄석대로 바꿔서 제출하는 방법으로 전교 1등을 유지합니다. 병태는 반의 모범생이던 '박원하'의 시험지에 석대의 이름을 쓰는 것을 보게 되면서 이런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런 일은 미술에서도 그림을 바꿔서 내는 등의 장면이 나옵니다. 이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병태는 담임에게 이야기하지 못합니다. 다시 왕따가 되는 것이 두렵습니다. 그렇게 끝날 것 같지 않던 엄석대의 왕국은 굳건하게 유지됩니다.
'김 선생'의 등장
이제 1년이 흘러 6학년, 이 왕국에 서울에서 '김 선생'이 담임으로 오면서 반전이 이루어집니다. 김 선생은 반장선거에서 61표의 인원중 무효 1표와 엄석대 본인을 제외하고 전원일치의 반장추대를 이상하게 여깁니다. 또한 전교1등인 엄석대가 문제를 풀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더욱 의심이 가는 도중, 엄석대의 시험지에 이름이 바뀐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부정시험을 알아차린 김선생은 무지막지한 매질을 하게 되고, 결국 엄석대는 "잘 못했습니다."라고 이실직고하게 됩니다.
'박원하' 및 친구들의 반격
김 선생이라는 새로운 왕의 탄생은 엄석대에게 충성을 하던 아이들이 모든 사실을 담임에게 일러바치는 상황의 반전을 가져옵니다. 면전에 욕까지 하는, 엄석대에게는 견딜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새로운 반장 선거에서 본인의 이름이 한 표도 나오지 않는 것을 본 엄석대가 학교를 뛰쳐나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후에 등굣길, 하굣길에 애들을 습격하기도 하고 복수를 하지만 선생님의 야단에 자극을 받은 아이들의 집단저항에 결국 완전 잠적을 하게 됩니다.
소설의 결말
시간이 흘러 어른으로 성장한 병태가 가족들과 강릉여행에서 강릉역에서 석대를 우연히 봅니다. 간간히 듣던 잘 나간다(?)는 석대가 형사들과 몸싸움을 하다가 체포되어서 연행되는 모습으로 소설은 끝을 맺습니다.
마치며
어릴 때 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보면서 그 당시 우리나라도 독재상황에 맞는 그런 상황에서 엄석대를 전두환이라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까맣게 잊고 있던 이 소설에 대한 소회를 이준석이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었네요. 엄석대를 대통령이라 하고 싶었을까요? 언젠가 충성을 하던 '박원하' 같은 친구들의 배신을 보고 싶었던 걸까요? 그럼 본인은 여기 소설의 김 선생이라고 말하는 것일까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